강형욱 칼럼

[카밍시그널] 카밍시그널(Calming Signal)
등록일 : 2015.02.28조회수 : 9117

안녕하세요.

 

보듬훈련사 강형욱입니다.

 


 

 

카밍시그널(Calming Signal). 이 단어만 들어도 몹시 떨립니다.

‘나의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상대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몸짓’이라고 저는 표현합니다.

이 용어를 설명하자면, 먼저 커트 오프 시그널(Cut off Signal)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커트 오프 시그널은 늑대들을 설명할 때 많이 쓰입니다. 그들(늑대)은 싸움을 원하기보다 마찰을 미연에 방지하고, 줄이기 위해서 서로간의 행하는 동작들이 있습니다. 그 동작들은 불편한 감정기류가 흐르는 늑대들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싸움을 중재하거나 소변을 보거나 빠르게 몸으로 블로킹(blocking)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늑대들은 서열을 정하기 위해서 서로간의 싸움을 즐긴다고 알고 있지만 그들은 절대 서열싸움을 즐기는 동물이 아닙니다. 늑대는 가장 균형 잡힌 조직생활을 하는 동물들이며 공동생활을 중심으로 생존합니다. 이 말은 동료의 부상이 자신의 피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싸움이라는 불필요한 사건들이 얼마나 생존에 악영향을 주는지 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동료들 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늑대들이 한 아이의 얼굴을 핥기도 하고 의연하게 두 마리 사이를 지나가기도 하며 불편한 마음을 다스려주려 노력합니다. 그래도 그 마찰이 멈추지 않을 때 한 마리의 늑대가 그 무리를 탈퇴하고 떠나는 형식으로 싸움이라는 불필요한 사건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이런 행동을 학자들은 커트 오프 시그널(Cut off Signal)이라고 하였고, 90년도 개들에게도 이런 행태의 행동들이 있다는 것을 노르웨이의 투리드 루가스(Turid Rugaas)가 발견하였고 개들의 이런 행동을 카밍시그널(Calming Signal)이라고 부릅니다. 카밍시그널은 개의 모든 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의 표현이며 상황 또는 상대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신호입니다.

 

( 우리는 발목이 다쳤다고 인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2~3주만 잘 쉬면 다시 회복하기 때문이죠. 치료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얼마든지 다른 일들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늑대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그들은 사냥을 하지 못하며, 곧 굶어죽을 수도 있습니다. 사슴이라고 하면 이런 포식자들에게 도망을 치지 못하여 생존하기 힘들 겁니다. )

 

어떤 이는 이런 카밍시그널을 감정시그널(Emotional Signal)이라고 표현해야 알맞다고 하지만, 이 말은 카밍시그널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여겨집니다. 카밍시그널은 기쁨/슬픔과 같은 감정을 전달하기 보다는 서로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습니다. 굳이 카테고리로 나누고 포함한다면, 감정시그널 안에 카밍시그널이 포함되겠지만 카밍시그널의 의미가 단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의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면, 카밍시그널을 감정시그널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은 이 지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재미있게도 이런 카밍시그널은 양(sheep)이나 쥐(rat) 그리고 새(bird) 등등 많은 무리동물들 사이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그 중에는 사람도 있는데, 예를 들어서 선생님 앞에서 훈계를 듣고 있는 어린소년의 모습을 생각하면 됩니다. 그 소년은 고개를 숙이고 있을 것이고, 손을 모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하고 몸을 비비꼴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지금 나 잘못한 것을 알고 있으니, 선생님 그만 진정했으면 좋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것이며, 이것을 ‘내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상대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 (그리고 또 위와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을 겁니다. 씩씩거리며 선생님과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소리를 지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카밍시그널이 아닙니다. 지금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는 스스로 불합당한 대우나 욱울한 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또 하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가 대각선 쪽의 어떤 사람이 재밌게 생긴 모자를 쓰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신기하게 생각하고 그 사람을 여러 번 쳐다볼 것이고, 시선을 의식한 모자를 쓴 사람은 우리를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그때 모자를 쓴 사람이 자신을 쳐다본 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까? 아마 모자 쓴 사람과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깜박이며 시선을 피할 겁니다. 또 다른 이는 안경을 한번 만지거나, 머리를 긁적이거나, 여성분이라면 머리를 한번 쓸어내릴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카밍시그널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그것을 개들의 행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부른다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지만, 상황의 대처행동은 똑같습니다.

 

혹시 이런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

 

부엌으로 가는 길목에 자신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엎드려 있습니다. 보호자는 음료를 가지러 부엌으로 향했고, 그 길목에 있던 반려견은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자! 이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시점은 내가(보호자) 길목에 나타난 그때입니다. 반려견이 나를 발견했고, 반려견은 보호자가 자신을 통과해서 부엌으로 가려고 하는 행동을 자신에게 직선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느꼈을 겁니다. 그리고 난 후, 즉각적으로 보이는 행동! (혀낼름 / 고개돌리기 / 눈 깜빡이기 / 동작 멈추기…) 아마도 반려견은 보호자에게 “어, 어… 천천히… 천천히! ” 라고 표현했겠지만, 우리는 그냥 냉장고로 갑니다.

 

안타깝게도, 위와 같은 시그널을 보이지 않고 반대로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이 친구(반려견)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의사(신호)가 무시됐었거나, 그 상황과 비슷한 곳에서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거나, 보호자가 갑자기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가깝게 하며 자신을 끌어당기거나, 아프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반려견은 젠틀하게 '조심해주세요'라는 카밍시그널을 보내는 것을 더 이상하지 않고, 상대를 즉각적으로 멈추게 할 수 있는 위협인 소리와 행동으로 상황을 대처했을 겁니다. 이런 행동의 뿌리도 '안정적이고 싶다'라는 기본 생존본능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을 보면, 선생님께 대드는 아이들이 이유 없이 단지 버릇이 없거나 불순한 태도를 가진 아이라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카밍시그널은 이렇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상대와 주변에 표현하고, 상대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줄 때 표현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반려견들에게서는 이런 카밍시그널들이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행동을 멈춰버렸다가, 순간 '탁'하는 빠른 동작과 함께 주둥이로 상대를 치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무작정 짖는 행동과, 사람 또는 반려견들에게 직선으로 달려가는 행동을 하는 반려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상대반려견이 원하지 않고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식기나 항문의 냄새를 맡으려고 하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냄새를 맡는 행동)이 좌절될 시(보호자가 줄을 당기거나, 안아드는 행동 또는 상대반려견이 떠나는 상황) 맹렬하게 짖거나 분개하는 행동으로 공격적인 모습이 나오는 반려견들이 있습니다. 

 

왜 그들은 상대의 신호를 무시하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걸까요?

 

건강한 반려견은 상대반려견의 카밍시그널을 잘 이해합니다. 반려견이 고개를 돌리거나 혀를 낼름거리거나 갑자기 주저앉는 등의 카밍시그널을 보내면 " 상대가 지금 가깝게 다가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구나 " 라는 것을 감지하고 더 이상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호들을 잘 주고받기 위해서는 반려견의 상태가 안정적이어야 합니다. 안정적이고 만족감이 충만하며 건강한 반려견들은 지금까지 말하고 있는 카밍시그널을 많이 사용하며 잘 이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활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가족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반려견들과 건강한 사회활동을 즐기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반려견이 카밍시그널을 못 받아드리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은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번식과 훈육과정 중에 어미견과 형제견들과의 유대관계에서 부터 보호자의 성향, 교육방식, 어느 정도의 사회활동의 기회가 있었는지?, 주변사람들의 카밍시그널의 이해도는 어느 정도인지? 어린 시절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았었는지. 어떤 놀이를 많이 하고 있는지 등등 많은 사례들의 있기에 쉽게 몇 가지를 나열할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카밍시그너을 배우는 게 아닙니다. 모든 반려견의 DNA안에 숨어 있으며,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습니다.

 

카밍시그널은 반려견의 삶속에 배어있고 하루 온 종일 이런 신호를 우리들과(또는 다른 반려견) 주고받으면서 살아갑니다. 네에, 맞습니다. 주고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반려견들이 주기만 하고 받지를 못합니다. 쉽게 말해서 그들은 우리에게 신사적으로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는 그 신호를 자주 무시합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이런 신사적인 신호를 조금씩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반려견의 문제행동이라고 하는 셀 수 없이 많은 행동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부터라도 내 사랑하는 반려견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요? ^^

 

( 연습을 하다가 혹시나 눈이 마주치면 살짝 눈을 감아주세요. 아니면 고개를 살짝 돌려도 좋습니다. 아마 반려견이 여러분께 감동받을 겁니다. )